수사공(秀士公) 하우곤(宇崑)25세손

수사(秀士) 하공(휘 宇崑)은 25세에 일찍 세상을 뜨고 그 부인 안악이씨(安岳李氏)는 수절하여 85세에 돌아가셨다. 묘는 공과 합봉되었으며 지금의 의령군 칠곡면 의조리 응봉 신좌(辛坐)이다. 공은 어려서부터 단정하고 총명하였고 공부에 전념하여 문장풀이와 글짓는 솜씨가 뛰어났으며 일찍이 과거를 보러 서울에 갔는데 질병이 났으나 스스로 다스려 시험을 치루었다. 그러나 질병이 더욱 심해져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드디어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뜨게 되니 사람들이 모두 애석하다고 하였다.

공의 부인 이씨가 처음에는 남편을 따라 죽을 생각을 하였으나 후사(後嗣)가 없고 또 집안을 위한 일이 없는 고로 마음을 고쳐먹고 집안을 위하여 힘쓸 것을 꾀하였다. 상제(喪祭)를 마치고 집안 일을 부지런히 하여 집안 살림이 넉넉하게 되었으며 남편의 후사를 위하여 조카인 극(極)을 양자로 받아들였으나 얼마 안가서 양자가 일찍 세상을 뜨니 그 아들인 두 손자(致源.致圭)가 어진지라 부인이 지극한 사랑으로 잘 길렀다 마침내 그 가르친 바가 크고 작은 일에 날로 쓰이게 되니 모두 조상의 옳은 가르침이었다.종족(宗族)을 거둠에 이르러 가난한 형편에서도 조상의 묘에 법도를 다 하였고 재실 일을 시작하였으니 치원(致源)이 집안을 일으킴은 실로 그할머니의 명(命)에 따름이다 군자의 말에 부인이 비록 열(烈)을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절개가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이 따라 미치지 못하므로 사람들이 칭송하여 말하기를「절부(節婦)」라 하였으며 그 현명함과 절개는 남이 모르게 덮을 수가 없는 일이다.

치원(致源)이 일찍이 나에게 묘비문을 청하였으나 내가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하회봉(河晦峯)선생이 지은 부인의 전기를 보고 내가 다 알 수 없는 일도 이와 같이 기술하니 혹 뒤에 말할 사람에게 참고가 되리라.하씨의 세계(世系)가 이어짐은 문효공(文孝公) 경재(敬齋)선생의 후예인 모헌공(暮軒公) 휘 혼(渾)이 계시고 그 현손인 휘 세위(世緯)가 합천에서 처음으로 의령에 이사하였는데 이 분이 공의 고조이시다. 증조는 휘 심(深)이요 조부의 휘는 만호(萬灝)요 아버님은 휘 경(鏡)이고 어머님은 진양강씨(晋陽姜氏) 이황(以璜)의 따님이다 공의 휘는 우곤(宇崑)이요 자는 윤장(允長)인데 1847년에 태어나 1871년 4월24일에 돌아가셨다 절부(節婦)는 안악이씨 죽림 운기(雲起)의 후예로 통정 우곤(宇崑)의 따님이다 부인은 1852년에 태어나 15세에 공에게 시집와서 20세에 홀로 되셨고 1936년 7월 4일에 85세로 떠나셨다 이에 명(銘)한다

아름다운 사람끼리 인연이 있어 한 쌍의 옥이 되어 이미 나뉘었다 합하였네,

빛이 숲속 길을 뚫어 비치니 합하므로써 나눔을 보니 누가 세월의 길고 짦음을 알리요?

정(精)을 기르고 온(蘊)을 감추니 마땅히 오해토록 상서로운 일 생기리.